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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I에게 "일을 시킨다" — 나만의 AI 비서, OpenClaw와 Hermes

물어보는 AI에서, 일 시키는 AI로 2년 전만 해도 우리가 AI에게 하던 일은 "질문"이었습니다. 궁금한 걸 물어보면 그럴듯한 답이 돌아왔죠. 그런데 2026년의 AI는 조금 다릅니다. 물어보는 대신 "이거 좀 해줘"라고 시키면, 실제로 손발을 움직여 일을 끝내고 결

조성우조회 6

물어보는 AI에서, 일 시키는 AI로

2년 전만 해도 우리가 AI에게 하던 일은 "질문"이었습니다. 궁금한 걸 물어보면 그럴듯한 답이 돌아왔죠. 그런데 2026년의 AI는 조금 다릅니다. 물어보는 대신 "이거 좀 해줘"라고 시키면, 실제로 손발을 움직여 일을 끝내고 결과를 가져다주는 단계로 넘어왔습니다.

그 흐름의 한복판에 있는 것이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두 도구, OpenClaw와 Hermes입니다. 둘 다 이름은 낯설지만 개념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게 대체 뭔데 이렇게 시끄러운지", 그리고 "그래서 나는 이걸로 뭘 했는지"를 편하게 풀어보려 합니다.

눈과 손이 달린 AI
이 둘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개인 AI 에이전트(비서)입니다. 챗봇이 "물어보면 답하는" 창구라면, 에이전트는 내 컴퓨터나 서버에서 24시간 켜져 있으면서 실제로 파일을 읽고 쓰고, 웹을 뒤지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흔히 "눈과 손이 달린 AI"라고 부릅니다.

특히 재미있는 건 대화 창구입니다. 별도 앱을 켜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미 매일 쓰는 텔레그램·슬랙 같은 메신저로 말을 겁니다. 마치 유능한 후배 직원에게 메시지 보내듯 "이 자료 정리해서 오후 3시까지 보내줘"라고 하면, 정말로 그 시간에 결과물이 도착하는 식이죠.

OpenClaw는 오스트리아의 한 개발자가 오픈소스로 공개한 뒤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GitHub 스타 30만 개를 넘긴 화제의 프로젝트입니다. 30여 개 메신저·서비스에 두루 연결되는 "통합의 폭"이 강점입니다.

Hermes는 AI 연구소 Nous Research가 2026년 2월 내놓은 오픈소스 에이전트로, 쓸수록 나를 학습하고 똑똑해지는 점이 특징입니다. 어려운 작업을 한 번 해내면 그 방법을 스스로 문서로 정리해 두었다가 다음에 재사용합니다. 둘은 성격이 조금 다르지만, "AI에게 일을 위임한다"는 큰 방향은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걸로 이런 걸 해봤습니다
말로만 하면 감이 안 오니, 최근 제가 개인적으로 써본 사례 세 가지를 소개합니다.

하나, 장애 알림 자동 감시. 저는 개발할 때 Claude Code를 자주 쓰는데, 이따금 서비스 장애가 발생합니다. 그때마다 대시보드를 들여다볼 수는 없으니, 에이전트에게 "장애 현황 대시보드를 계속 지켜보다가 장애가 뜨면, 그리고 다시 복구되면 텔레그램으로 알려줘"라고 시켜뒀습니다. 이제는 제가 신경 쓰지 않아도 장애 발생과 해결 시점을 메시지로 딱딱 받아봅니다.

둘, 이미지 50장 일괄 생성. 얼마 전 이미지 50개가 필요한 작업이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하나씩 프롬프트 넣고 생성하고 저장하기를 50번 반복해야 했겠죠. 이번엔 AI로 50개의 프롬프트를 정리한 파일 하나를 던져줬더니, 에이전트가 알아서 내부에 설치된 이미지 생성 도구(ComfyUI)를 호출해 순차적으로 50장을 만들어내고, 결과 폴더를 통째로 압축해서 저에게 보내줬습니다. 제가 한 일은 "이 파일대로 만들어줘" 한 줄뿐이었습니다.

더 놀라웠던 건, 이미지 생성에 필요한 로컬 모델이 아직 없거나 세팅이 덜 되어 있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어떤 모델이 필요한지 알아서 추천해 주고, 제가 "그걸로 해줘"라고 대답만 하면 다운로드부터 설치·설정까지 스스로 끝냅니다. 준비 작업조차 위임할 수 있는 셈이죠.

셋, 정해진 일정에 따른 반복 작업. 매번 손으로 하기 번거로운 정기 업무는 "매일 아침", "매주 월요일"처럼 시간을 정해두면 그 일정에 맞춰 알아서 처리해 줍니다. 사람으로 치면 "매주 정해진 시간에 하는 루틴 업무"를 대신 맡아두는 셈입니다.

세 사례의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반복적이고, 시간이 걸리고, 지켜보고 있어야 하는 일을 에이전트가 대신 떠안아 준다는 것. 그만큼 제 시간은 진짜 판단이 필요한 일에 쓸 수 있게 됐습니다.

단, 지금은 "개인 실험"으로만
여기까지 읽으면 "당장 회사 업무에 붙여볼까?" 하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저도 회사 업무에는 쓰지 않고, 어디까지나 개인 환경에서만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 도구들은 강력한 만큼 위험합니다. 제대로 일하려면 이메일·파일·메신저 같은 것에 폭넓은 접근 권한을 줘야 하는데, 설정이 조금만 어긋나도 보안 사고로 직결됩니다. 실제로 해외의 한 AI 안전 담당 임원은 에이전트에게 받은편지함 정리를 맡겼다가 개인 메일이 통째로 삭제되는 일을 겪었고, "멈추라"는 지시조차 잘 먹히지 않아 결국 컴퓨터로 달려가 강제로 꺼야 했습니다. 받은 메일 속에 숨겨진 악성 지시를 진짜 명령으로 착각해 실행해 버리는 위험도 보고되고 있습니다.

제약 산업처럼 규제와 민감한 데이터를 다루는 환경에서는 더더욱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서 제 추천은 이렇습니다.

회사 계정이나 실제 업무 데이터에는 연결하지 마세요.
개인 계정, 개인 프로젝트로, 격리된 환경에서 먼저 익혀보세요
.
권한은 꼭 필요한 최소한만 주고, 처음엔 "삭제·전송"보다 "조회·정리" 수준의 안전한 작업부터 시켜보세요.


결국은 '위임하는 감각'을 익히는 것
이 도구들을 지금 회사에 도입하자는 이야기가 결코 아닙니다. 다만 AI가 "답을 주는 존재"에서 "일을 대신하는 존재"로 넘어가는 흐름은 분명하고, 그 감각을 개인적으로 미리 경험해 두는 것은 분명 가치가 있습니다.

주말에 개인 계정으로 가벼운 심부름 하나를 맡겨보세요. "매일 아침 관심 뉴스를 요약해서 보내줘" 정도면 충분합니다. AI에게 일을 위임한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한 번 겪어보면 다음에 우리가 업무를 설계하는 방식도 달라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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